다 쓴 1화, 어디부터 고칠까
지난 편에서 5,005자 1화를 썼습니다. 연재 전에 한 번은 고쳐야 합니다. 그런데 막 쓴 글은 내 눈에 잘 안 보이고, 매 화 읽어 줄 사람을 구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번 편은 1화를 TypeTak 안에서 고치는 과정입니다. 페이지 전체를 먼저 점검하고, 짚인 곳을 고르고, 마지막으로 문장 하나를 다듬습니다.
1. 페이지 전체에 피드백을 받는다
1화를 열고 에디터 툴바의 교정·교열 옆 메뉴에서 피드백을 누릅니다. 오른쪽에 피드백이 써지기 시작합니다. 피드백은 글의 강점과 약점을 항목마다 짚고, 월드에 정리한 설정과 어긋나는 곳이 있으면 함께 알려 줍니다.
피드백이 끝나면 본문의 고칠 문장에 밑줄이 그어지고, 그 아래에 첨삭이 달립니다. 이번 1화에는 다섯 건이 달렸고, 여기서는 그중 두 건을 봅니다. 마음에 드는 것만 하나씩 적용하고, 아닌 것은 닫기로 넘깁니다. 다섯 건을 한 번에 반영할 수도 있습니다.
2. 첨삭 ① — 같은 조롱이 세 번 반복된다
시험장에서 귀족 학생들이 클레이를 비웃는 장면입니다.
“저 애, 평민 아니야?” “마력석이 반응이나 하겠어? 저런 애까지 시험을 보게 해 주다니.” “평민이라도 마력이 많으면 모르지. 그런데 저 얼굴은 아무래도…….”
첨삭은 이렇게 짚었습니다.
세 번의 조롱이 모두 ‘평민의 초라한 모습’을 확인하는 같은 기능을 반복합니다. 한 학생의 시선과 행동을 조금 더 구체화하고, 나머지 반응은 줄이면 이후 그 학생이 물러서는 장면의 대비가 선명해집니다.
대체 문장은 대사 셋을 둘로 줄이고, 그 사이에 한 학생의 행동을 넣었습니다. “앞줄의 학생 하나가 내 손과 낡은 소매를 번갈아 바라봤다. 입꼬리가 비스듬히 올라갔다.”
이 지적이 중요한 이유는 1화의 반전에 있습니다. 1화는 무시가 공포로 뒤집히는 순간에서 끝납니다. 비웃은 사람이 얼굴 있는 한 명이어야, 판정 뒤에 그 학생이 물러서는 장면이 살아납니다.
3. 첨삭 ② — 독자에게만 보이는 단서를 남긴다
판정석이 속성을 발표하는 장면입니다.
[속성…….] 음성이 끊겼다. 뒤이어 나온 소리는 금속이 비틀리는 것처럼 뭉개졌다. [흑…… 마…….]
첨삭의 지적입니다.
현재는 ‘속성’에서 멈춘 뒤 곧바로 흑마법이 출력되고, 클레이가 이를 단순히 발음 문제로 넘깁니다. 판정석의 낡은 음성이 흙과 흑을 구별하지 못했다는 단서를 클레이의 생각 속에 짧게 넣으면, 독자는 오류를 이해하면서도 주변 인물들은 오해할 수 있습니다.
착각물의 웃음은 독자는 알고 등장인물은 모르는 데서 나옵니다. 대체 문장은 클레이의 생각에 한 줄을 더했습니다. “낡은 돌은 흙과 흑을 구별하지 못한 채, 가장 가까운 소리를 내뱉은 것 같았다.” 이 한 줄로 독자는 진실을 알고, 시험장 사람들은 여전히 ‘흑마법’을 들은 상태가 됩니다. 1편에서 정한 개그 엔진이 그대로 문장에 들어간 셈입니다.
4. 마음에 안 드는 문장 하나는 다른 표현으로
첨삭을 반영하고 나니 한 문장이 걸렸습니다. “금속이 비틀리는 듯한 잡음 뒤에, 판정석이 한 글자를 힘겹게 토해 냈다.”
문장에 커서를 두면 문장 끝에 말풍선이 뜹니다. 말풍선에서 다른 표현을 열면, 같은 뜻의 다른 문장이 후보로 나옵니다. 마음에 드는 것이 없으면 다음 후보 묶음으로 넘길 수 있습니다.
세 번째 후보 “금속이 찢어질 듯한 잡음 사이로, 판정석이 간신히 한 글자를 내놓았다.”를 고르자 원래 문장이 바로 바뀌었습니다.
고치는 순서
- 페이지 전체 먼저 — 피드백으로 강점과 약점, 설정과 어긋나는 곳을 본다
- 짚인 곳을 고른다 — 첨삭은 이유와 대체 문장이 함께 온다. 맞다고 생각하는 것만 적용한다
- 마지막에 문장 — 걸리는 문장 하나는 다른 표현에서 후보를 보고 고른다
큰 구조부터 보고 문장은 마지막에 다듬습니다. 문장을 먼저 다듬으면 첨삭에서 그 장면이 통째로 바뀔 때 다듬은 수고가 사라집니다.
다음 편
다음 편에서는 다듬은 1화와 정리한 세계관을 독자에게 보여 줍니다. 원고 공유와 월드 공유로 링크 하나에 작품과 설정집을 담고, 연재 플랫폼에 올릴 파일을 내보냅니다.
이번 편에서 쓴 기능
자세한 사용법은 가이드에 있습니다.
『흑마법사라는데 흙만 잘 팝니다』를 TypeTak으로 직접 구상하고 쓰면서, 그 과정을 이 강의로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