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설정집 만드는 법: 설정집(스토리 바이블)에 넣을 것과 뺄 것

설정집은 이야기 안에서 이미 정해진 사실을 한곳에 모은 문서입니다. 인물 · 장소 · 규칙 · 사건 순서처럼 원고를 쓰다 다시 확인해야 하는 것을 담습니다. 영어권에서는 스토리 바이블(story bible)이라고 부릅니다.

이 글은 소설과 웹소설을 쓰는 사람이 설정집을 처음 만들 때 무엇을 넣고 무엇을 뺄지, 어디서 시작해 어떻게 늘려 갈지 다룹니다. 인물 한 명을 적는 법은 캐릭터 설정표 양식에 따로 정리했고 여기서는 그 설정표들을 포함한 작품 전체의 문서를 봅니다. 예시는 TypeTak 따라 하기 강의의 작품 『흑마법사라는데 흙만 잘 팝니다』입니다.

한눈에 보기

  1. 설정집에는 원고에 이미 쓴 것과 쓰기로 정한 사실만 넣습니다
  2. 문체 메모와 쓰이지 않을 아이디어는 설정집 밖에 둡니다
  3. 첫 원고 전에는 인물 몇 명과 플롯에 걸리는 규칙만으로 시작합니다
  4. 바뀐 설정은 지우지 않고 언제부터 바뀌었는지 함께 남깁니다

설정집은 언제 필요한가요

설정집이 없어도 첫 몇 화는 잘 써집니다. 머릿속에 다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필요해지는 때는 대개 이런 순간입니다.

  • 조연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앞 회차를 뒤진다
  • 주인공 나이를 계산하다가 앞에서 쓴 연도와 맞지 않는다
  • 3화에서 정한 마법 규칙을 20화에서 다르게 쓴다
  • 아직 서로 모르는 두 인물이 아는 사이처럼 대화한다

연재가 길어지고 등장인물이 늘수록 이런 일은 잦아집니다. 원고를 다시 뒤지는 대신 한 곳만 열어 확인하려고 설정집을 만듭니다.

설정집과 메모 · 위키는 어떻게 다른가요

설정과 관련된 글은 여러 곳에 흩어지기 쉽습니다. 셋을 나눠 두면 설정집이 가벼워집니다.

아이디어 메모 설정집 위키 (팬 위키 · 나무위키)
담는 것 떠오른 생각, 써 볼까 하는 장면 정해진 사실과 아직 정하지 않은 질문 독자가 작품에서 읽어 낸 정보
누가 쓰나 작가 작가 독자
언제 고치나 아무 때나 원고가 바뀔 때 함께 연재분이 나온 뒤
쓰는 곳 기획할 때 원고를 쓰고 고칠 때 작품을 다시 찾아볼 때

설정집은 원고와 맞춰 고치는 문서입니다. “어쩌면 클레이에게 형이 있을지도” 같은 생각은 메모에 두고 원고에 쓰기로 정한 뒤에 설정집으로 옮깁니다.

설정집에 넣을 것

설정집은 보통 일곱 묶음으로 나눕니다. 묶음마다 『흑마법사라는데 흙만 잘 팝니다』의 예를 한 줄씩 붙였습니다.

1. 작품 요약 — 제목, 한 줄 요약, 장르, 이야기의 중심 갈등. 설정집을 처음 여는 사람(몇 달 뒤의 작가 자신 포함)이 무슨 이야기인지 바로 알게 합니다.

흙마법밖에 못 하는 평민 소년이 낡은 판정석의 오독으로 흑마법사로 오해받으며 왕립마도학원에 들어간다.

2. 인물 — 인물마다 설정표 한 장. 주인공과 주요 인물은 전체 양식으로, 조연은 짧은 양식으로 적습니다. 칸 구성은 캐릭터 설정표 양식을 그대로 씁니다.

클레이 로웬 — 라비엔 왕국 농촌 출신. 자격증을 따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는 것이 목표.

3. 장소 · 세력 — 이야기가 벌어지는 곳과 인물이 속한 무리. 생김새보다 이야기에서 하는 일을 먼저 적습니다.

벨카디아 왕립마도학원 — 다섯 탑으로 나뉜 학원. 다섯 탑 어디에도 흙마법을 가르치는 곳이 없다.

4. 규칙 — 마법 · 능력 · 신분 질서처럼 인물의 선택을 막거나 여는 규칙. 플롯에 걸리는 것만 적습니다.

판정석은 입학 지원자의 속성을 소리 내어 발표한다. 오래된 판정석은 발음이 뭉개진다.

5. 사건 순서 — 큰 구간과 그 안의 사건. 회차 번호를 함께 적으면 어느 화에서 무엇이 바뀌었는지 찾기 쉽습니다.

초반 오해와 입학 → 학원 적응과 지위 상승 → 진짜 흑마법의 흔적

6. 용어 · 표기 — 고유명사의 표기, 호칭, 작품 안에서만 쓰는 말. 같은 것을 두 가지로 적는 실수를 막습니다.

라비엔 왕국 (‘라비엔국’으로 쓰지 않음) · 판정석 (‘감정석’으로 쓰지 않음)

7. 아직 정하지 않은 것 — 열어 둔 질문의 목록. 정하지 않은 것을 따로 적어 두면, 정한 것처럼 써 버리는 실수가 줄어듭니다.

학원 근처의 썩은 땅은 누가 만들었고 몇 화에서 드러내는가.

설정집에서 뺄 것

넣을 것만큼 뺄 것도 중요합니다. 설정집이 무거워지면 열어 보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 문체와 시점 — “3인칭, 클레이 시점, 문단은 짧게” 같은 메모는 이야기 속 사실이 아니라 원고를 쓰는 방식입니다. 원고 쪽 메모로 따로 둡니다.
  • 쓰이지 않을 설정 — 왕국의 화폐 단위나 이웃 나라의 역사처럼 장면에 나올 일이 없는 설정은 아이디어 메모로 보냅니다. 장면에 쓰이게 되면 그때 옮깁니다.
  • 장면 초안과 대사 메모 — 이미 쓴 문장은 원고에, 쓸 문장은 메모에 둡니다.

반대로 빼면 안 되는 것도 있습니다. 바뀌기 전의 설정입니다. 친구였다가 적이 된 관계를 지금 값으로만 고쳐 두면, 앞 회차를 손볼 때 그때의 관계를 다시 찾아야 합니다. 바뀐 값은 그대로 두고 언제부터 바뀌었는지 적어 쌓습니다. 적는 법은 설정표 글의 ‘바뀌는 칸’에 있습니다.

처음엔 작게 시작합니다

설정집을 처음부터 완성하려고 하면 원고를 쓰기 전에 지칩니다. 원고가 늘어나는 만큼만 설정집을 늘리는 편이 오래 갑니다.

단계 언제 설정집에 담는 것
시작 첫 원고를 쓰기 전 작품 요약, 주요 인물 3~5명의 설정표, 장소 2~3곳, 플롯에 걸리는 규칙
늘리기 등장인물이 늘고 앞 회차를 다시 찾기 시작할 때 조연의 짧은 설정표, 사건 순서, 용어 · 표기
장기 연재 · 시리즈 한 권이나 한 시즌을 넘길 때 바뀐 설정의 기간, 아직 정하지 않은 것의 목록, 다음 권과 이어지는 설정

독립 장편이라면 ‘시작’과 ‘늘리기’만으로 끝까지 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시리즈나 장기 연재는 앞 권의 설정을 다음 권에서 다시 열어야 하니 마지막 단계까지 챙깁니다.

바로 복사해 쓰는 설정집 양식

가입이나 이메일 없이 아래 상자를 그대로 복사해 쓰면 됩니다. 인물 묶음에는 설정표를 인물마다 한 장씩 붙입니다.

소설 설정집 양식
[작품]
제목:
한 줄 요약:
장르 · 분량:
중심 갈등:

[인물 — 인물마다 설정표 한 장]
주인공:
주요 인물:
조연 (짧은 양식):

[장소 · 세력]
이름:
어떤 곳인가:
이야기에서 하는 일:
첫 등장:

[규칙]
규칙:
어기거나 넘으면 어떻게 되나:
누가 알고 있나:

[사건 순서]
구간:
회차 · 일어난 일 · 바뀐 설정:

[용어 · 표기]
쓰는 표기 (쓰지 않는 표기):

[아직 정하지 않은 것]
질문:
언제까지 정할까:

예시: 『흑마법사라는데 흙만 잘 팝니다』 설정집의 첫 장

위 양식을 이 작품의 첫 원고 전 단계로 채우면 이렇습니다. ‘시작’ 단계라 사건 순서와 용어는 짧게 두었습니다.

묶음 내용
작품 흙마법밖에 못 하는 평민 소년이, 낡은 판정석이 ‘흙’을 ‘흑’으로 잘못 읽는 바람에 흑마법사로 오해받으며 벨카디아 왕립마도학원에 들어가는 웹소설. 중심 갈등은 오해를 풀지, 오해 덕에 얻은 자리를 지킬지
인물 클레이 로웬(주인공) · 세라핀 모르델(흑마법 교수) · 루시안 카르벤(귀족 수험생, 라이벌) · 미아 토렌(친구, 진실을 알고 모른 척함)
장소 · 세력 라비엔 왕국(클레이의 고향) · 벨카디아 왕립마도학원(다섯 탑, 흙마법을 가르치는 탑은 없음)
규칙 판정석이 입학 지원자의 속성을 소리 내어 발표한다. 오래된 판정석은 발음이 뭉개진다. 흑마법 적성자가 나오면 확인 절차를 밟는다
사건 순서 초반 오해와 입학 → 학원 적응과 지위 상승 → 진짜 흑마법의 흔적
용어 · 표기 판정석 · 흑마법 특례 입학생
아직 정하지 않은 것 학원 근처 썩은 땅의 원인과 그것이 드러나는 회차, 루시안이 끝에 어느 편에 서는지

인물 칸은 이름과 한 줄만 적고 자세한 것은 인물마다 설정표로 넘깁니다. 설정집 한 장에 모든 것을 담으려 하면 오히려 찾기 어려워집니다.

연재 중에 설정집과 원고를 맞추는 점검표

설정집은 만드는 것보다 원고와 맞춰 두는 것이 어렵습니다. 한 화를 마칠 때나 몇 화를 묶어 퇴고할 때 아래를 훑어봅니다.

  1. 새로 나온 이름 · 장소 · 용어를 설정집에 옮겼는가
  2. 이름 표기가 설정집의 표기와 같은가
  3. 나이 · 날짜 · 걸린 시간이 앞 회차와 맞는가
  4. 이번 화에서 규칙을 어긴 장면이 있다면, 일부러 어긴 것인가
  5. 인물이 아직 모르는 사실을 말하거나 행동으로 드러내지 않았는가
  6. 관계나 소속이 바뀌었다면 바뀐 회차를 함께 적었는가
  7. ‘아직 정하지 않은 것’ 중 이번 화에서 정해 버린 것이 있는가

5번은 인물 설정표의 ‘알고 있는 것 · 모르는 것’ 칸과 함께 보면 빨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AI가 쓰기 전에 읽는 설정집

AI 글쓰기 도구로 초고를 쓰거나 고칠 때도 설정집은 그대로 쓰입니다. AI는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분량에 한계가 있어서 원고가 길어지면 앞 내용을 놓칩니다. 그래서 여러 도구가 설정집을 따로 두고 AI가 그것을 읽게 합니다. Sudowrite는 Story Bible, Novelcrafter는 Codex라는 이름으로 같은 자리를 둡니다. 차이는 Sudowrite 대안과 Novelcrafter 대안 글에 정리했습니다.

AI가 읽을 설정집은 사람이 읽을 설정집과 같은 원칙으로 만들면 됩니다. 다만 몇 가지는 더 중요해집니다.

  • 짧은 사실은 칸으로 — 나이 · 소속 같은 값이 문단 속에 섞여 있으면 사람도 AI도 놓치기 쉽습니다.
  • 정한 것과 정하지 않은 것을 나눠 — ‘아직 정하지 않은 것’이 따로 있으면, AI가 열린 질문을 정해진 사실처럼 쓰는 일이 줄어듭니다.
  • 바뀐 설정에 기간을 — 지금 값만 있으면 AI가 앞 회차를 고칠 때도 지금 값으로 씁니다.

TypeTak에서 설정집 만들기

TypeTak은 에이전트와 함께 쓰는 AI 글쓰기 에디터입니다. 설정집은 그래프를 겸한 설정 사전인 월드에 둡니다. 이 글의 묶음은 월드에서 이렇게 나뉩니다.

  • 인물 · 장소 · 세력은 노드로 — ‘등장인물’ · ‘장소’ 같은 노드 타입이 칸을 정해, 같은 타입의 노드는 늘 같은 칸을 갖습니다. 작품 전체에 걸리는 시대와 사회 질서는 월드 배경에 한 번만 적습니다.
  • 사건 순서는 보드로 — 사건을 카드로 만들어 구간별로 늘어놓습니다. (보드)
TypeTak 월드의 보드. 사건을 구간별 카드로 늘어놓고 카드마다 관련 인물과 장소를 붙입니다.
  • 바뀐 설정은 기간과 함께 — 소속이나 관계처럼 바뀌는 값에는 속성의 시작·마침을 달고 문장으로 남길 변화는 섹션 전개에 쌓습니다.
  • 문체는 설정집 밖에 — 시점과 문장 호흡은 원고마다 글쓰기 스타일에 둡니다.
  • 원고와 맞추는 일은 월드 정리로 — 대화에서 정한 설정과 아직 월드에 넣지 않은 원고는 월드 대기에 쌓입니다. 월드 정리를 누르면 에이전트가 그 내용을 월드에 정리하고 작품마다 정리 기준을 월드 정리 규칙에 적어 둘 수 있습니다.

에이전트는 초고를 쓰거나 답하기 전에 월드에서 필요한 설정을 찾아 읽습니다. 그래서 초반에 정해 둔 설정이 후반의 초고에도 이어집니다. 이 설정집 양식을 어떻게 정했는지는 개발기 설정집 양식, 나무위키에서 찾은 답에, 설정집 화면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열어 보고 싶은 설정집은 어떻게 생겼을까에 적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스토리 바이블은 무슨 뜻인가요?

영어권에서 설정집을 부르는 말입니다. 원래 TV 드라마 제작진이 여러 작가가 같은 인물과 세계를 어긋나지 않게 쓰도록 만든 문서를 가리켰고 지금은 소설가가 혼자 쓰는 설정집에도 같은 말을 씁니다.

설정집과 설정표는 어떻게 다른가요?

설정표는 인물 한 명의 문서이고 설정집은 인물 · 장소 · 규칙 · 사건 순서까지 작품 전체의 사실을 모은 문서입니다. 설정표는 설정집의 인물 묶음에 들어갑니다. 설정표 양식은 캐릭터 설정표 양식에 있습니다.

설정집은 언제 만들기 시작하나요?

첫 원고를 쓰기 전에 작품 요약, 주요 인물 몇 명, 플롯에 걸리는 규칙만 적어 두고 시작하면 됩니다. 나머지는 원고를 쓰면서 정해지는 대로 옮깁니다.

설정집은 어떤 프로그램으로 만드나요?

문서 하나로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인물이 많아지면 표 계산 프로그램으로 칸을 맞추거나, 노트 앱으로 항목끼리 링크를 거는 방법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원고를 쓰다가 바로 열어 볼 수 있는 곳에 두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연재 중에 설정을 바꾸고 싶으면 어떻게 하나요?

바꾸는 회차부터 새 값을 쓰고 설정집에는 앞 값을 지우지 않고 ‘몇 화부터’를 달아 새 값을 더합니다. 이미 공개한 회차와 어긋나는 변경이라면, 앞 회차를 고칠지 이야기 안에서 이유를 만들지 함께 정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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