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긴 소설을 쓰면 앞에서 정한 설정이 자꾸 흐려집니다. 이 문제를 풀려고 TypeTak의 설정 사전 「월드」를 만들며 고민하고 고른 것들을 한 편씩 적고 있습니다.
설정집 양식, 나무위키에서 찾은 답
설정집 양식은 인물 · 장소 같은 항목마다 무엇을 적을지 칸을 미리 정해 둔 틀입니다. 칸이 정해져 있으면 누가 채워도 같은 모양이 되고, 비어 있는 칸이 곧 아직 정하지 않은 설정이 됩니다.
앞 편에서 저는 AI가 앞 내용을 기억하게 하는 방법으로, 설정을 따로 정리해 둔 파일을 AI가 읽게 하는 쪽을 골랐습니다. 그러려면 먼저 그 파일을 어떤 모양으로 쓸지 정해야 했습니다. 사람이 봐도 알아보기 쉽고, AI가 알아서 채울 수 있는 모양입니다. 이번 편은 그 모양, 설정집 양식을 어떻게 정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AI가 알아서 쓰면 모양이 제각각이 된다
AI에게 「이 인물을 정리해 줘」라고 하면 꽤 그럴듯한 글이 나옵니다. 문제는 두 번째, 세 번째 인물부터입니다. 한 인물은 성격부터 쓰고, 다른 인물은 과거부터 씁니다. 어떤 인물에는 나이가 있고 어떤 인물에는 없습니다. 열 명쯤 쌓이면 작가가 「이 인물 나이가 몇이었지?」를 확인하려고 문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합니다.
AI는 그래도 읽습니다. 하지만 작가가 훑어보고 고칠 수 없는 설정집은 믿고 쓸 수 없습니다. 저는 사람이 보기에도 좋고, AI가 알아서 채울 수 있는 모양이 필요했습니다.
나무위키 작품 문서에서 본 것
실마리는 뜻밖에 나무위키의 작품 문서에 있었습니다.
작품도 다르고, 인물도 다르고, 문서를 쓴 사람도 다 다른데, 문서의 모양은 거의 같았습니다. 인물 문서를 열면 맨 위에 이름 · 나이 · 소속 같은 짧은 사실이 표로 정리돼 있고, 그 아래로 개요나 작중 행적 같은 긴 글이 이어집니다. 장소 문서는 장소 문서대로, 사건 문서는 사건 문서대로 비슷한 모양이었습니다.
대상의 종류가 칸을 정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처음 보는 작품의 문서도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바로 압니다. 짧은 사실은 표로 한눈에 보이니, 틀린 곳을 찾기도 쉽습니다.
사람이 쓴 위키에서 통하는 이 방식이, AI가 쓰는 설정집에서도 통할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같은 설정을 두고 테스트했습니다. 칸 없이 AI가 알아서 쓰게 한 결과와, 대상의 종류마다 칸을 정해 주고 채우게 한 결과를 나란히 놓았습니다. 담긴 내용은 같았는데, 읽기 편한 쪽은 칸을 정해 준 쪽이었습니다.
그래서 2026년 3월쯤 방향을 정했습니다. 사람이 보기에도 좋고 AI가 알아서 쓰는 위키 모양의 설정 문서. 그리고 칸을 정하는 일은 대상의 종류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노드 타입이 칸을 정한다
월드에서는 설정의 항목 하나를 노드라고 부릅니다. 인물 한 명, 장소 한 곳이 각각 노드입니다. 노드는 인물 · 장소 · 세력 같은 노드 타입으로 나뉘고, 칸은 타입이 정합니다. 이 칸을 슬롯이라고 부릅니다.
같은 타입의 노드는 모두 같은 슬롯을 가집니다. 인물 타입에 나이 슬롯이 있으면 모든 인물에 나이 칸이 있고, 노드마다 거기에 값을 채웁니다. 슬롯을 하나 더하거나 지우면 그 타입의 모든 노드에 함께 적용됩니다. 나무위키에서 본 것처럼, 누가 채워도 같은 모양이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짧은 사실과 긴 글을 나눴다
위키라고 했지만 단순한 문서는 아닙니다. 나무위키 인물 문서의 표와 본문처럼, 슬롯을 두 가지로 나눴습니다.
- 속성: 나이 · 직업처럼 짧은 사실을 적는 칸입니다. 인물 프로필의 표에 해당합니다.
- 섹션: 배경 · 성격처럼 긴 글을 자유롭게 쓰는 칸입니다. 본문에 해당합니다.
짧은 사실을 긴 글 속에 섞어 두면, 나이 하나를 확인하려고 문단을 다 읽어야 합니다. 따로 두면 표처럼 한눈에 보입니다.
속성 값에도 종류를 두었다
한 걸음 더 나가, 속성에 들어가는 값도 종류를 나눴습니다. 지금 월드에는 일반 · 숫자 · 선택 · 노드 관계 네 가지가 있습니다.
- 일반: 짧은 글로 적는 값. 영지 규모 칸에 왕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영지처럼, 보기도 수도 아닌 짧은 사실을 적습니다.
- 숫자: 수로 적는 값. 나이 칸이라면 17이나 30처럼 적고, 단위를 붙이거나 범위 · 근삿값으로도 적을 수 있습니다.
- 선택: 정해 둔 보기 중에서 고르는 값. 직업 칸이라면 견습 마법사 · 기사 · 상인 같은 보기 중 하나를 고릅니다.
- 노드 관계: 다른 노드를 가리키는 값. 스승 칸에 다른 인물 노드를 넣으면 그 노드로 이어집니다.
이렇게 나눈 이유는 정리가 깔끔해지기 때문입니다. 값의 종류가 정해져 있으면, 같은 칸에는 같은 꼴의 값이 들어갑니다. 같은 나이 칸인데 한 인물은 17로, 다른 인물은 열일곱 살 정도로 적히는 일이 줄어듭니다.
그중에서도 노드 관계가 중요했습니다. 1편에서 파일을 고른 이유가 이어진 것을 따라갈 수 있어서였는데, 노드 관계 속성이 바로 그 이음입니다. 스승이라는 속성 이름이 곧 두 노드 사이가 어떤 관계인지 말해 주니, AI도 사람도 링크를 따라 다음 설정으로 건너갈 수 있습니다.
형식은 정했는데, 채우는 값이 문제였다
형식은 이렇게 정했지만, 바로 만들 수는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비용이 걸렸습니다.
소설을 쓰는 동안 설정과 플롯은 자주 바뀝니다. 바뀔 때마다 AI가 그 칸들을 다시 채워야 하는데, 그때는 정리를 쓸 만하게 해내는 AI 모델이 꽤 비쌌습니다. 작가가 쓸 때마다 그 값을 치르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은 비용을 아끼는 구조를 만드는 데 시간을 썼고, 그만큼 개발이 느려졌습니다.
결국 이 문제는 제가 푼 게 아니라 시간이 풀었습니다. 더 좋은 모델이 나오고 값이 내려가면서, 감당할 수 있는 값에 원하는 품질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아끼려고 만든 구조 가운데 일부는 필요가 없어져서 걷어냈습니다.
다음 편은 이 양식을 AI가 채우면서 생긴 문제, 정리 이야기입니다. 같은 인물을 성으로도, 이름으로도, 애칭으로도 부르는 소설에서, 설정이 두 번 생기지 않게 하려고 무엇을 했는지 적겠습니다.
TypeTak은 설정을 노드 타입이 칸을 정하는 위키로 담기로 했습니다. 짧은 사실은 속성에, 긴 글은 섹션에 두고, 속성 값은 일반 · 숫자 · 선택 · 노드 관계로 나눴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설정집 양식은 왜 필요한가요?
칸이 정해져 있지 않으면 인물마다 문서 모양이 달라져서, 나이 하나를 확인하려고 문서를 처음부터 읽어야 합니다. 항목의 종류마다 같은 칸을 두면 누가 채워도 같은 모양이 되고, 비어 있는 칸이 아직 정하지 않은 설정을 알려 줍니다.
설정집 칸은 어떻게 정하면 좋나요?
항목 하나하나가 아니라 항목의 종류마다 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인물이면 인물끼리, 장소면 장소끼리 같은 칸을 씁니다. 나무위키 인물 문서처럼 짧은 사실은 표로, 긴 이야기는 본문으로 나누면 한눈에 보기 쉽습니다.
설정집에서 짧은 사실과 긴 설명은 어떻게 나눠 적나요?
나이 · 직업처럼 짧은 사실은 표처럼 칸으로, 배경 · 성격처럼 긴 설명은 본문으로 나눠 적으면 한눈에 보기 쉽습니다. TypeTak의 월드에서는 앞의 칸을 속성, 뒤의 칸을 섹션이라고 부릅니다.
설정집의 값을 글 · 숫자 · 선택지 · 다른 항목 연결로 나누면 무엇이 좋은가요?
같은 칸에 같은 꼴의 값이 들어가서 정리가 깔끔해집니다. 특히 다른 항목을 가리키는 값은 링크가 되어, 사람도 AI도 이어진 설정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이번 편에서 쓴 기능
자세한 사용법은 가이드에 있습니다.
TypeTak을 만들고 있습니다. 월드를 설계하며 부딪힌 문제와 고른 답을 이 시리즈로 남깁니다.